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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논문을 마무리하자마자 하고 싶었던 첫 번째 일은 단연 음악이었다.
재즈피아노 기본기도 각 잡고 연습하고 싶었고, 우쿨렐레에 곁들이기 위해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싶었다.
뭔가 계획했던 것은 무척 많았는데, 갑자기 모든 계획이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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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박사논문 온라인 납본을 마쳤다. 그날 저녁,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예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심 있게 보았던 아마추어 재즈 클럽 <블루트레인>에 연락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1월 11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재즈 클럽 잼세션 초보반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냥 참관만 할 생각이었는데, 혹시나 해서 악보를 가져갔다. 초보반 연습곡 중에 예전에 했던 곡들이 마침 있었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가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다 보니 어느샌가 재즈 클럽에 발 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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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선생님 두 분과 함께 취미생으로서는 꽤나 꾸준하게 재즈피아노를 연습해 왔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들을 잘 만나서, 재즈피아노의 기초를 꽤나 차곡차곡 쌓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세션과 함께 하는 "진짜 재즈"는 너무 너무 너무 달랐다. 마치 단어책과 문법책으로 영어 공부 하다가 영국 한복판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드럼과 베이스, 보컬이 진행하는 동안 피아노가 무엇이든지 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나 분명히 이 곡 많이 듣고 연습도 많이 했는데, 피아노 앞에 앉아서 따라가려고 하는데 땀이 삐질삐질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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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곡은 <Billie's Bounce>였다. 컴핑은, 잘 못 하지만..., 그래도 배운 대로 안정적으로만 해보자 생각했다. 음악의 맥락과 분위기에는 잘 안 맞겠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솔로였다. 선생님과 F Blues 솔로 짜보고, 피드백 받고, 또 다시 솔로 짜보고 이런 연습을 하기도 했고, 드럼 비트 틀어놓고 선생님과 둘이 Q&A 즉흥 연습도 했었다. 그러나 (당연히 실력 부족이겠지만) 실전에서 아무런 멜로디가 나오지 않았고 ㅠㅠ 거의 울 뻔했다. 트레이드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는데 트레이드를 한다고 했다. 멤버들께서 친절하게 피아노가 어디 어디에 들어가는지 알려주시긴 했으나... 음악이 흐르고 있으면 마디를 놓치기 십상이고(특히 멜로디가 없는 드럼 구간 때 ㅠㅠ) 진짜 멘탈이 탈탈 나갔다. 하...... 보컬 트레이닝이고 우쿨렐레고 간에 피아노나 제대로 해야겠다 속으로 백 번쯤 다짐했다. 그래도 피아노 치는 슈퍼 아마추어 분께서 옆에서 어디에서 들어가야 하는지, 어디에서 솔로가 나와야 하는지 계속 알려주셔서 정신 똑바로 채우고 이거라도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두 번째 곡은 <The Girl from Ipanema>였는데, 12 keys 보사노바 리듬만 배웠던 나로선 머리로만 어떻게 쏘는지 배운 총을 들고 전쟁에 투입되는 기분이었다. 초면인 멤버 분들께 이게 어떻게 초급반이냐며(!) 항의(?)했다. ㅋㅋ 재즈에서 초급이란 "즉흥 잼&연주가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고 하셨다. 큭... 그렇군... 난 아직 기초도 안 되는 것 같다 ㅜㅜ 그렇지만 멤버 분들이 재즈는 기세다, 꺾이지만 않으면 된다, 계속 나오다 보면 실력이 많이 는다, 이러셔서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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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블루트레인> 일요일 12시 초급반 잼세션에 다시 참가했다. 두 번째 잼이다. 내 피아노 선생님께 첫 젬세션 때 있었던 일을 탈탈 고해 바치고(!) 약간의 팁을 얻은 후 F Blues 솔로를 꽤 연습해서 갔다. 그런데 이번엔 곡이 다르다. 오신 보컬 분이 달라서....! <Blue Bossa>를 첫 번째로 하게 됐다. 그래도 지난 번에 보사노바 컴핑을 실전에서 어떻게 넣는지 좀 배웠던 덕에 썩 좋진 않지만 그럭저럭 합주에 따라갈 수 있었다. 전공을 준비하는 실력이 출중한 고등학생 재즈피아니스트 분(이하 전.실.고. 재즈피아니스트)이 옆에서 베이스도 치고 내가 합주에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전.실.고 재즈피아니스트께서 피아노를 치시는 동안 나는 베이스를 쳤다(피아노로). 그나마 보사노바 베이스는 쉬워서 이조해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두 번째 곡은 <Billie's Bounce>였지만, 이번엔 F key가 아니라 C key로 하게 됐다. 나 C minor scale이나 C jam blues 스케일은 잘 모른단 말이죠 ㅠㅠ 전.실.고. 재즈피아니스트 분이 정말 여러 차례 친절하게 스케일을 알려주셔서 간신히 솔로를 해봤다. 거진 초면인데 재즈 뉴비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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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두 번째 잼세션에 가기가 너무 두려웠는데, 저번보다 아주 조금만 나아지자, 라는 마음으로 갔다. 첫 번째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좀 얼타긴 했지만, AI처럼 의미 없는 음의 나열 같지만, 약간의 솔로를 시도해 봤고, 엔딩을 엔딩답게 해봤다. 갑자기 달라지는 곡&조에 대해서도 That's what jazz is 라는 마음으로 버텨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번 잼세션 때는 또 좀 더 발전하겠지!! 아직은 잼이 즐겁고 재미있다기보다는 부담스럽고 두렵지만(내가 너무 민폐 같아서), 이 과정을 이겨냈을 때 잼을 하며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안다. 또 탁탁 맞아 들어가지 않더라도 내가 그동안 배운 재즈로 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하고 보람차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니까. 성실하게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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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오늘 재즈인스튜디오에서 피아노 수업이 있었다. 그동안 쳤던 <Winter Wonderland> 연주를 마무리하고, 촬영을 했다(인스타그램 @sj_herstorian). 선생님이 어제 잼데이가 어땠냐고 물어보시고는 F 블루스 솔로 연습을 같이 해주셨다. 조만간 베이스와 함께 잼 연습하는 것도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최고 최고!! 여하간 선생님이 짧은 동기(motive)를 치고 그걸 약간 발전시키면서 한 코러스를 채우면, 내가 그 다음 코러스를 그 동기를 받아서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연습했다. 여기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 나는 F 블루스 스케일을 잘 못한다. 8분음표로 옥타브를 쭉쭉 올려 나가는 스케일(특히 하행)부터 못하니, 솔로를 못 하는 건 당연했던 것! 그래서 이번 주는 블루스 스케일을 집중 연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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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하면 강의 준비도 해야 하고 논문도 써야 해서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지금 부지런히 연습해도 그때 연습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꾸준히 하는 것이니까! 일단 지금 주어진 시간이라도 열심히 연습해서 기초 실력을 올려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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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주 연습&연주 일기_
1/11 일 12-3 블루트레인 잼세션 초보반
1/12 월 10-12 메리피아노스튜디오; Hey Now, Winter Wonderland 연습 / 12-1시 재즈인스튜디오 레슨
1/13 화 17-18:30 스튜디오클랑; Winter Wonderland 연습(솔로 짜기)
1/15 목 9-10 메리피아노스튜디오 Winter Wonderland 연습(솔로 짜기) / 10-11 구파발 은평롯데몰 문화센터 우쿨렐레 수업
1/16~17 틈틈이 집에서 F blues 연습 / Winter Wonderland 연습
1/18 일 12-3 블루트레인 잼세션 초보반 / 밤에 집에서 Winter Wonderland 연습
1/19 월 10:30-12 메리피아노스튜디오 Winter Wonderland 연습 / 12-1 재즈인스튜디오 레슨 (Winter Wonderland 완곡&촬영!)

* 중곡동 재즈클럽 <블루트레인>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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